秋分雜談 – 아스트랄로피테쿠스

햇살은 따숩고.

날씨는 찬란했고.

바람은 찬 듯 선선했고.

미팅은 아스트랄했다.

“현재 살고 있는 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되어 환경을 바꾸거나 구성을 조정하고픈 부분이 있습니까?”

나는 주거에 대한 인테리어 디자인 방향설정을 위해 질문을 한 번 했을 뿐이었다.

그 간단한 질문에 대해 고객님께선 자신의 인생역정을 들려주기로 작정한 듯 했다.

그는 내가 질문한 문장 중에서 임의로 선택한 하나의 단어를,

장황한 문장으로 바꾸는데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화술을 지리산 어드메에서 백련천마 한 듯 풀어냈다.

그는 아까 했던 말 또 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다른 얘기 같은 묘하디 묘한 언어구사력을 가졌다.

순환성에 입각한 프랙탈적 동어반복이 묘하게 긴 문장이 되어 내 귀에 흘러 들어오는 중이었다.

– 참고로 누군가 말할 때 나는 말을 끊지 않는 편이다.

나는 누구이고 여기서 뭘 하는 중인지 뇌기능이 멍한 상태를 경험하던 중.

간신히 일단락 된 답변을 마친 후 점심도 같이 하는게 어떻겠냐는 제안(명령인지도…)을 굽신 마다하고 돌아왔다.

이런 대화를 지속하려면 꽤 많은 인내와 호기심이 필요한데,

미안스럽게도 저는 20대에서 30대 중반 언젠가 쯤 이미 다 써버렸다구요….

이런 사람 있다.

1. 뭔가 해맑아서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생각되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 사람.

2. 상식의 선을 –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으나 – 가볍게 넘나드는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.

3. 옳고 그름의 범주에서 산뜻하게 벗어나 자신만의 결론으로 해맑게 정의되는 사람.

4. 우리가 흔히 4차원이라 불러 왔던. 그런 종류의 사람.

5. 그래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아는 그런 사람 맞다.

아스트랄로피테쿠스

나는 그들을 그렇게 부르기로 한다.

끝.

P.S : 이렇게 감정이 엉켜서 추석을 보낼 수는 없을 거 같으니 뭔가 감정을 완전히 소모할 방법을 찾아야겠다.

추분 : 추분을 즈음하여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며 그 밖에도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고 한다.


지난 추분 잡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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